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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전 패·리바운드’ 연세대, 경희대의 트라우마 탈출기
작성일 : 2015-10-08 00:02:36 / 조회수 : 811

챔프전 진출을 앞두고 또 만났다. 다만, 이번에는 예년과 달리 단판승부다.

 

8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체육관에서 연세대와 경희대의 2015 남녀대학농구리그 4강 플레이오프 맞대결이 열린다.

 

이로써 연세대와 경희대는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다시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 시즌에는 연세대가 2경기 평균 55실점을 기록하는 등 짠물 수비력을 발휘, 챔프전에 올라갔다.

 

3전 2선승제였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이날 경기만으로 챔프전 진출팀이 가려진다. 양 팀 사령탑이 “패하면 내일이 없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연세대의 고려대전 여파

 

연세대는 정규리그를 2연패로 시작했다. 고려대와의 개막전에서 76-86으로 패했고, 정확히 일주일 뒤에 열린 경희대전에서는 14점차 패배(57-71)를 당했다. 객관적 전력을 감안하면, 연세대 입장에선 충격의 완패였다.

 

은희석 연세대 감독은 “전적으로 내가 팀을 잘못 운영했기 때문이다. 내가 선수들을 너무 믿었다. 선수들에게도 ‘선생님이 잘못해서 졌다’라고 얘기했었다”라고 경희대와의 첫 경기를 돌아봤다.

 

은희석 감독이 “선수들을 너무 믿었기 때문”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고려대와의 첫 경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은희석 감독은 “나는 (충격을)이겨냈을 것이란 생각에 경기만 준비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며칠 동안 고려대전 패배 충격에서 빠져 나오질 못하더라. 내가 선수들을 좀 더 다독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은희석 감독은 이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력은 ‘무기력’하다. 작전타임 때 아무리 잡아주려 해도 쉽지 않다. 농구는 결국 의지가 강한 쪽이 이긴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최근 연세대의 상황은 정규리그 초반과 같다. 연세대는 지난달 열린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패, 정기전 5연패에 빠졌다. 은희석 감독이 “아무래도 정기전 여파가 있다. 분위기가 처졌다”라고 최근 팀 분위기를 설명한 이유다.

 

다만, 은희석 감독과 선수단이 이와 같은 상황을 시즌 초반에 경험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은희석 감독도 “시즌 초반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실제 연세대는 5연승 중이던 지난 5월 리턴매치에서는 70-66으로 승리했다. 특히 허훈은 정규리그 2번째 맞대결에서 3쿼터에만 10득점, 연세대가 역전승을 따내는데 공헌했다.

 

은희석 감독은 “동료들의 기회를 우선적으로 살려주고, 그게 안 되면 나중에 스스로 공격을 처리할 줄 아는 게 좋은 포인트가드다. (허)훈이는 최강전을 통해 이와 같은 감을 잡았다”라며 허훈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센터 없는 경희대, 리바운드가 관건

 

올 시즌 경희대의 농구는 기형적이다. 김철욱이 개막 전부터 시즌아웃된 상황에서 그 공백을 최소화시켜줬던 이건희마저 지난달 수술대에 올랐다. 이 탓에 경희대가 내세웠던 팀 컬러는 ‘센터 없는 농구’였다. 냉정히 말해 고육지책이다.

 

물론 경희대에게도 장점은 있다. 최창진과 맹상훈을 앞세운 기동력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지녔다. 실제 연세대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평균 4.5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 은희석 감독이 “높이를 갖춘 우리 팀이 유리하지만, 반대로 경희대의 스피드에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경계심을 표한 이유다.

 

다만, 기동력이 극대화되기 위해선 약점인 리바운드 열세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속공의 시작이 곧 리바운드고, 이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속공을 시도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현국 경희대 감독은 “첫 맞대결에서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크게 안 밀렸지만, 2차전에서는 일방적으로 당했다”라며 연세대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을 돌아봤다.

 

실제 경희대는 최승욱이 더블 더블을 작성하는 등 정규리그 1차전 리바운드 싸움에서 37-44로 대등하게 맞선 덕분에 이겼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25리바운드에 그치며 패했다. 50리바운드를 따낸 연세대의 절반 수준. 특히 최준용, 박인태에게 허용한 것만 36리바운드에 달했다.

 

김현국 감독은 “중앙대전(6강)부터 상대가 리바운드를 따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지 않는 부분을 연습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서야 승산이 있다”라고 전했다.

 

김현국 감독은 더불어 “(최)준용이가 리바운드 싸움을 못하게 유도해야 한다. 또한 (허)훈이도 견제를 해야 한다. 훈이가 최근 정기전에서 후반에 부진했던 게 연세대의 패인 중 하나였다”라고 덧붙였다.

 

경희대가 믿는 구석은 한희원과 최승욱이다. 터프샷도 곧잘 성공시키는 한희원의 슛 감각과 내·외곽을 오가는 최승욱의 화력이 동시에 발휘된다면, 경희대는 기동력까지 더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현국 감독은 “(한)희원이와 (최)승욱이가 동시에 폭발한 경기가 별로 없다. 둘이 나란히 잘했으면 한다. 여기에 (성)건주도 공격적인 면에서 힘을 보태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감독 출사표

 

은희석 연세대 감독 (우승)기회는 어느 팀에게나 오지만, 우리 팀은 번번이 그 기회를 못 잡았다. 4강부터 좋은 분위기를 끌고 가야 챔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힘겹게 이기는 게 아닌, 좋은 경기내용 속에 이기며 챔프전에서 승부수를 걸어보고 싶다. 일단 ‘내일은 없다’라는 각오로 불사르겠다.

 

김현국 경희대 감독 (최)창진이가 최근 팀에 복귀해 시즌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어쨌든 지면 내일이 없는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