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남자대학은 여름방학 동안 MBC배와 종별선수권,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바쁘게 보냈다. 9월 3일 재개되는 2018 KUSF 대학농구 U-리그 준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시상의 향방도 달라진다. 대학농구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를 살펴보자. 마지막 후보는 10경기 연속 두 자리 득점을 기록 중인 연세대 이정현이다.
이정현(189cm, G)은 1학기 10경기 기준으로 신인왕을 뽑는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다. 10경기 모두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며 평균 12.8점 3.4리바운드 2.7어시스트 1.7스틸을 기록 중이다. 3점슛을 보완하고 있음에도 3점슛 성공률은 38.6%(17/44)로 준수하다.
물론 단순 기록만 놓고 보면 건국대 이용우나 조선대 배창민에게 뒤진다. 연세대 은희석 감독은 12명의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는 편이다. 이정현의 출전 시간은 20분 내외. 경기가 안 풀릴 때 조금 더 많이 뛸 때도 있지만, 20분 내외 출전하면서도 귀신 같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린다. 이점이 이정현의 확실한 장점이다.
이정현은 지난 5월 3일 명지대와 경기 당일 오전에 링거 맞고 출전했음에도 15점을 기록했다. 1학기 마지막 경기였던 6월 26일 동국대와 경기에선 이전과 달리 득점보다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살려주며 어시스트에 치중했다. 이날만큼은 두 자리 득점이 힘들어 보였는데 딱 10점을 맞췄다.
이정현은 동국대와 경기 후 “감독님께서 돌파 이후 밖으로 빼주는 패스를 주문하셨다. 그 부분을 신경 썼다. 그 덕분에 기록이 잘 나왔다”며 “원래 했던 플레이를 조금씩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박)지원이 형 득점력을 살리면서 저도 사는 훈련을 했다”고 플레이가 이전과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두 자리 득점은 공격 기회가 나면 언제든지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이정현은 단순하게 득점을 꾸준하게 올리는 건 아니다. 연세대는 3월 30일 중앙대와 맞대결에서 1쿼터를 15-25로 뒤졌고, 전반 끝났을 때 28-37로 끌려갔다.
자칫 첫 패를 당할 수 있는 위기였다. 이정현이 3쿼터에만 14점을 집중시키며 역전에 앞장섰다. 중앙대의 3쿼터 득점도 14점이었다. 이정현은 팀의 위기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도 할 줄 안다.
연세대가 10전승을 거두고 있는 비결은 고른 선수들의 활약이다. 그 중에 2학년인 박지원과 한승희가 중심을 잡고, 김경원이 갈수록 수비뿐 아니라 공격능력까지 뽐낸다. 여기에 이정현이 꼬박꼬박 필요한 득점을 해준다.
이정현은 연세대가 고려대와 공동 1위를 달릴 수 있는 한 축이다.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걸은 이정현은 여름방학 동안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와 2018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MBC배 준결승과 결승에서 한 자리 득점에 그친 게 흠이다. 무엇보다 고려대와 결승에서 6점으로 부진했다.
연세대는 9월 4일 고려대와 맞대결로 2학기를 시작한다. 이날마저 부진하면 신인왕이 다른 선수에게 넘어갈 수 있다. 우승을 사실상 확정하는 고려대 하윤기나 이우석에게 넘어갈 수 있다.
반대로 이정현이 고려대를 상대로 MBC배 결승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연세대를 승리로 이끈다면 신인왕 굳히기와 같다. 연세대가 고려대를 꺾는다는 건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눈앞에 두기 때문이다. 연세대는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두 번 등극했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정현이 연세대를 정규리그 첫 정상에 올려놓고, 신인왕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