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 큰 선수들을 상대로도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득점, 리바운드를 기록한 문정현은 대학무대 최고 센터들이 모여있는 고려대로 진학을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박민우, 하윤기뿐만 아니라 입학동기인 이두원(휘문고 졸업)까지 쟁쟁한 센터들이 한 곳에 모여있기 때문. 형들과 호흡 맞추기에 한창인 그는 “예전에는 전반만 뛰는데도 체력이 다 떨어지곤 했는데, 다 같이 리바운드를 잡고, 높이가 탄탄하다 보니 좋더라고요(웃음). 속공도 늘어나고, 슛도 좀 더 편하게 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라고 대학 생활을 이야기했다.
지금은 한솥밥을 먹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무룡고는 가드 랭킹 1위 박무빈이 버틴 홍대부고, 센터 랭킹 1위 이두원이 있던 휘문고와 쉴틈없이 고교무대 우승을 다퉜다. 신장에서는 높지 못했지만, 조직적인 플레이에 양준석(연세대1), 문정현이 원투펀치로 활약한 것이 컸다.
“다른 팀이 쉰다고 할 때 저흰 잠깐도 안 쉬었거든요(웃음). 당시 힘든 훈련을 할 때는 억울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우승하고 돌아보니 운동량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저희가 신장이 낮다보니 정말 많이 뛰어야 했거든요. 그 약점을 운동량으로 극복하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대학무대를 평정할 때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고려대에는 그보다 신장이 크면서 힘 좋은 센터들이 있다. 194cm로는 골밑을 지키기는 어려운 상황. 이는 프로 무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서서히 파워 포워드보다는 스몰 포워드로 전향해야한다.
이 부분에 고개를 끄덕인 문정현은 “지금은 2번부터 4번 포지션을 다 봐요. 주희정 감독님이 코트를 넓게 보라고 하시면서 움직임을 세세하게 알려주세요. 운동을 할 때도 잘 안되면 스톱을 시키고, 자세하게 알려주시는데, 이 부분이 좀 더 익숙해지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박무빈, 이두원, 김태완에 문정현까지. 쟁쟁한 신입생들이 모여 막강 라인업을 구성한 만큼 주변 기대감도 크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일단 고려대 팀 컬러에 적응해야 하며, 내가 돋보이는 것이 아닌 팀을 돋보일 수 있도록 조직력을 다져가야 한다. 일단 문정현의 말에 의하면 생활적인 면에서는 동기들끼리 케미스트리가 좋단다.
“(박)무빈이는 똘똘하고, (이)두원이는 옆에서 힘들어하면 토닥여주는 스타일이에요. (김)태완이는 재밌게 해주는데, 동기들 분위기는 좋아요. 플레이에 있어서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기기 위해서 비디오로 분석하고 했던 친구들인데, 대학교에서 만나서 같이 운동을 해보니깐 재밌어요. 얘기도 많이 하고요.”
포지션을 한 발짝 밖으로 나오면서 문정현은 ‘미스매치 상황’이 그에게 최대 강점이 될 것이라 일렀다. “제가 2,3번으로 뛴다면 상대가 저보다 키가 작을 거예요. 그럴 때 안으로 들어가서 미스매치를 활용하거나 또 상대가 크면 제가 밖으로 끌어내서 골밑에 큰 선수들이 많으니까 넣어주고 하면 제 장점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계속 자신의 플레이를 보게끔 만들고 싶다라고 각오를 전한 문정현은 “플레이도 재밌게 하고, 가능하다면 세리모니도 하면서 재밌는 농구를 보여주고 싶어요. 연세대와의 라이벌전에서도 모두 이기면서 졸업하고 싶고요. 계속 팬들이 플레이를 보고 싶게 하는 선수가 되고싶어요”라며 대학생이 된 문정현의 모습을 기대케했다.
일단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며 곧 대학리그 다가올 개막전 준비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개인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긴 한데, 그동안 몸을 만들어 놓은 게 떨어질 것 같아 걱정되긴 해요. 하지만 좀 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갈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좋게 생각해보려고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 문정현은 대학무대 데뷔전이 될 그날을 그리며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 #12. 문정현 프로필_ 2001년 7월 30일생/F, 195cm/화봉중-무룡고-고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