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무대에서 3학년까지 존재감이 없던 선수가 4학년 때 빛을 발하며 두각을 나타낼 때도 있다. 고교 무대도 마찬가지다. 1,2학년 때 팀 사정상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선수가 3학년 때 펄펄 날아다니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중고농구연맹 주관 대회가 하나도 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1,2학년 때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은 대학 진학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중에 한 명이 대구 계성고를 졸업한 뒤 2부 대학 창단을 준비하는 조선이공대에 진학한 김태형(185cm, G)이다.
김태형은 “1부 대학에 가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2학년까지 경기를 못 뛰고 3학년 때 뛰려고 했는데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개인 성적이 대학 지원자격에 포함되는데 (개인 기록이 없어서) 지원 가능한 6개 대학 중 5개에 넣었다. 기록이 없어서 그랬다”고 했다.
이어 “조선이공대는 솔직히 2부 대학인데도 조선대와 같이 훈련한다. 차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자는 시간 빼고는 다 같이 함께 지낸다”며 “2부 대학이라는 걸 잊게 할 만큼 대우를 잘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조선이공대는 지난해부터 선수들을 선발했으며 올해부터 2부 대학 대회 참가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까지는 조선대 강양현 감독이 두 대학 선수들을 모두 훈련시켰지만, 올해부터는 이창석 코치가 조선이공대 선수들을 이끈다. 더불어 조선이공대를 입학하는 선수들은 2년 뒤 조선대 편입을 고려한다. 김태형도 마찬가지다.
김태형은 “편입 생각이 제일 먼저다. 제 목표가 1부 대학에 들어가는 거였다. 여기서는 편입으로 1부 대학(조선대)에 가는 게 쉬울 거 같다’고 했다.
김태형은 그렇다고 편입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김태형은 “조선이공대이기에 농구 진로 하나만 고려하는 건 아니다”며 “농구를 큰 길로 보면서 다른 진로까지 고려해서 적성에 맞는 것도 생각한다. 농구에 전념하려고 한다면 조선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실력을 올릴 거다”고 했다.
김태형은 조선대 선수들과 함께 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출전했다.
김태형은 “처음에 왔을 때 조선대와 함께 훈련을 한다고 해서 2부 대학 치고 힘들게 훈련을 하겠다 싶었다”며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훈련보다 선수들을 챙기셔서 몸 관리가 가능하게 훈련한다. 할 때 짧고 굵게 훈련하고, 쉴 때는 푹 쉬게 해주신다. 중고등학교 때처럼 지속적으로 많이 뛰었던 것보다는 많이 편하다”고 했다.
조선대는 코로나19 여파로 다른 대학보다 동계훈련을 늦게 시작했다. 또한 대부분 대학들이 체력을 다지는 등 훈련 여건이 좋은 곳으로 떠나 훈련했지만, 조선대는 대부분 광주에 머물렀다.
김태형은 “다른 대학보다 좀 쉽게 동계훈련을 했다. 훈련도 다른 대학에 비해 적어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긴 하다”며 “훈련이 부족했지만, 그래도 대등한 연습경기를 하기도 했다. 이 정도 훈련했는데 이런 수준이라면 더 훈련을 많이 하면 전력이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개인 기량을 더 다져야만 시간이 지난 뒤 조선대 편입까지 가능할 것이다.
김태형은 “수비가 되어야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수비 보완을 해야 하고,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공격에서도 경기를 뛸 만한 선수가 되려면 센스가 필요하다. 실전에서 센스 있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영상을 많이 보면서 공부한다”며 “창의적인 플레이가 많이 나오는 NBA 영상을 주로 많이 본다. 지금은 레이커스의 르브론, 슈뢰더 같은 선수를 자주 본다”고 했다.
김태형은 “우리는 조선대와 조선이공대가 24시간 같이 지낸다. 조선이공대라서 조선대와 다르다며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한 팀으로 여겨 열심히 훈련한다”며 “3학년이 1명, 나머지 1~2학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소 3년 동안 함께 할 거라서 두루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로 인해서, 또 제가 다른 선수의 영향을 받아서 조선대와 조선이공대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