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시즌 초반부터 우승 후보답게 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보완할 점이 있다. 실책을 줄이고, 외곽 수비를 강화한다면 더욱 완벽한 경기가 가능하다.
2022 KUSF 대학농구 U-리그는 지난달 25일 동국대와 중앙대의 개막전으로 막을 올렸다. 남자 대학부는 팀당 14경기를 치른다. 현재는 1/4가량 경기를 소화한 뒤 중간고사 기간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고려대는 중앙대와 함께 4연승을 질주하며 공동 1위다. 평균 득실 편차가 +26.0점(92.0-66.0)으로 일방적 경기를 펼친다. 평균 리바운드에서 상대를 +20.0개(43.8-23.8)나 더 많이 잡고, 12개 대학 중 가장 많은 평균 25.0어시스트를 기록한 게 그 비결이다.
모든 감독들은 아무리 크게 이겨도 경기 내용을 자세히 복기하면 아쉬워한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20일 전화 통화에서 “실책을 줄이자고 했는데 동계훈련 때부터 앞선에서 실책이 많다. 고등학교와 연습경기를 하다 대학과 경기를 하니까 센터들이 대비와 대책이 안 되어서 막힌다”며 “속공이 많이 나오지 않지만, 빠른 스피드로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이건 잘 되고 있다. 가드, 포워드, 센터 모두 좋지만, 포워드가 풍부하다. 특히, 여준석과 문정현이 치고 달려서 빨라졌다. 동계훈련 동안 공격적인 수비를 준비했는데 4경기 동안 잘 통했다”고 지난 4경기를 돌아봤다.
고려대는 4경기에서 평균 17.0개의 실책을 범했다. 한양대와 함께 공동 3위이며, 리그 평균이 15.9개임을 감안해도 많은 편이다.
주희정 감독은 실책이 많다고 한 번 더 지적하자 “실책이 나오고도 90점 이상 득점으로 여유있게 이기는 건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며 “리바운드가 압도적이라서 속공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리바운드 대비 속공이 안 나온다고 지공을 하는 건 아니다. 빠른 공격을 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안 나올 뿐 빠른 농구를 한다”고 했다.
고려대는 평균 5.8개의 속공을 기록 중이다. 역시 한양대와 공동 8위다. 리그 평균 6.6개보다 적다.
신입생 중 여준석(202cm, F)이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박정환(181cm, G)도 포인트가드로 안정감을 준다.
주희정 감독은 “박정환과 김도은(183cm, G)은 장단점이 있다. 도은이는 힘과 수비가 좋다. 정환이가 수비가 떨어진다는 건 아니다. 수비가 더 좋은 선수는 도은이다. 정환이는 발이 느린데 경기 운영을 하며 간결한 플레이를 한다. 도은이는 볼 소유 시간이 길고, 슛 거리가 짧다. 이 차이가 있다”며 “정환이가 고등학교 때 신주영(200cm, C), 여준석 등 장신 선수와 경기를 해봤기에 고려대에서도 적합하다. 포인트가드를 보려고 무던히 노력을 많이 한다. 정환이가 투맨게임이나 패스를 할 때 저도 깜짝 놀란다. 박무빈(187cm, G)도 1번(포인트가드)으로 세운다”고 했다.
주희정 감독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지 묻자 “외곽에서 여준석, 박무빈 등이 슈터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3점슛(31.5%, 4위)이 나쁘지 않다”며 시즌 개막 전 유일한 약점이었던 3점슛 성공률을 만족한 뒤 “센터인 이두원(204cm, C), 양준(200cm, C), 신주영 등이 빨리 뛰는 농구를 했으면 한다. 외곽에서 뚫렸을 때 빅맨이 서 있지 말고 도움수비 모션만 취해도 상대에겐 위협적이다.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명이 뚫리면 모두 골밑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서 외곽슛 기회를 내준다. 이건 좀 더 손발을 맞춰야 한다”며 “프로 팀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정상적인 팀 디펜스는 통했다. 대학과 경기에서는 5명이 모두 골밑으로 좁히니까 우리 스스로 말린다. 또, 외곽에서 자신있게 던지면 되는데 더 완벽한 기회를 만들려고 해서 뻑뻑한 공격을 할 때도 있다. 이런 것만 보완하면 완벽하다”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오는 26일 경희대와 경기로 다시 열전에 돌입한다.
주희정 감독은 “26일 경희대와 경기가 있다. 지금은 운동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오전에 수업을 하고, 오후에 한 번 훈련할 때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우리 걸 하면서 상대의 전력까지 점검하기에 집중해서 훈련한다”며 “야간에는 자율 시간을 주면서 생각을 하게 한다. 멘탈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동계훈련을 착실하게 했기에 스스로 몸은 돌보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고려대는 2014년과 2016년, 2018년 대학농구리그 정규리그에서 16전승으로 우승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인 대학농구리그가 열리지 않았다.
고려대는 올해 산뜻한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몇 가지만 더 보완한다면 올해 역시 전승우승까지 가능할 것이다.